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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텐츠 리뷰/넷플릭스 · OTT

넷플릭스 로코 메리미, 뻔한 로맨틱 코미디인데 왜 흐뭇하지?

by momosis 2022. 10.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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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당 리뷰에는 전체 줄거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제니퍼 로페즈와 오웬 윌슨, 베테랑 배우들의 로맨틱 코미디,

세계적 톱스타와 평범한 수학교사의 러브스토리, 뻔하긴 한데 왜 계속 보게 되지?

 

이 영화는 우선 내가 좋아하는 배우들이 나와서 계속 보게 된 점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연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자세나 거기서 우리가 얻고 싶은게 뭘까에 대해 생각해보게 해준 영화다. (근데 오웬 윌슨 코디 누구냐고요 ㅠㅠ 왜 자꾸 트럼프처럼 보이냐구요 ㅠㅠ)

 

제니퍼 로페즈와 오웬 윌슨

 

< 넷플릭스 메리미 줄거리 >

둘의 첫 만남

영화 속에서도 최고 톱스타이자 영향력있는 가수인 캣(제니퍼 로페즈)은 이미 과거 여러번의 이혼으로 상처를 갖고 있다. 그와중 톱스타인 바스티안과 다시 결혼을 결심하고 둘은 합동 콘서트에서 화려한 결혼식을 올리기로 한다.

 

뻔하지만 역시나 바스티안은 캣을 배신하고 심지어 캣의 비서와 바람을 피웠는데, 그 사실이 콘서트 중에 밝혀진다. 캣은 전 결혼도 남자의 불륜으로 헤어진 상처가 있는데, 이번에도 이런 상황이 벌어지자 멘탈이 와르르 무너진다. 그것도 콘서트장에 온 수천만명의 사람들 앞에서.. ㅠㅠ

 

멘탈 흔들린 캣 ㅠㅠ

무너진 멘탈을 부여잡고 콘서트장에 올랐는데, 관객석에 있는 수더분한 평범남 수학교사 찰리를 발견한다. 찰리는 연예인에 관심도 없고 콘서트장도 친구와 자기 딸 때문에 억지로 끌려온건데, 친구 대신 들고있던 "marry me"(결혼해줘) 피켓을 보고 캣이 찰리에게 "그러자"며 찰리에게 결혼을 제안한다.

* "marry me"는 결혼식을 위해 캣과 바스티안이 준비한 노래

 

 

상처받은 표정으로 불안에 떨고있는 캣을 돕고자 혼인서약에 응한 찰리

찰리는 당황스럽지만 무대 위로 끌려올라가선 결국혼인서약을 하게 된다. 여기서 찰리의 성격이 드러나는데, 찰리는 수더분하고 어떻게보면 고지식하지만 상대의 입장을 배려할 줄 아는 남자다.

 

캣의 상처받은 얼굴, 불안함이 가득한 얼굴을 보고, 생판 남이지만 상처를 주고 싶지는 않은 마음에 단순 해프닝이겠거니 하고 결혼제의를 수락해 버린것.

 

갑키갈.. 갑자기 키스 갈기기..

선결후연!, 선 결혼 후 연애를 시작한 둘

캣의 매니저, 스탭들은 단순 해프닝으로 치부하려 하지만 캣은 결혼에 대해 경솔한 처사라며 비난하는 언론을 뒤집고자, 찰리와 1-2달 정도 관계를 유지하기로 한다. 찰리는 의외의 일이긴 하지만 캣에게 사정이 있겠거니 하고 이 관계에 응해준다.

 

이렇게 데이트를 시작하게된 둘은 너무나도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서로를 점점 이해하고 사랑하게 된다. 로맨틱 코메디의 클리셰이긴 하지만 그래서 가장 재밌고 흐뭇한 부분이다. 주인공들이 사랑에 빠지게 되고 서로에게 설레하거나 스며드는 모습을 보는 것.

 

아니 왜자꾸 트럼..프... ㅠㅠ
아니 누가 학교 축제에 저렇게 풀세팅하고 오나요? 와중에 제이로 너무 아름답다.

둘다 귀 엄청 뜨거울 것 같은데 전화기는 절대 안 놓고, 끊었다가도 금새 생각나 다시 전화를 거는 둘이다. 일정도 바꿔가며 찰리를 만나러오는 캣의 모습, 그리고 공식 석상에서 언론의 난감한 질문과 갑작스런 바스티안과의 만남 때 불안해하는 캣에게 의연한 모습으로 농담을 던지며 마음을 풀어주고 안정시켜주는 찰리.

 

서로에게 빠지는 이 부분이 전혀 인위적이지 않고 자연스러운건 배우들의 연기 덕분이다.

 

하지만 두 사람의 삶은 너무나도 다르다.

캣은 항상 대중에게 노출되는 삶과 이전의 실패한 결혼들로 불안한 내면을 갖고 있다. 그리고 스타답게 자길 둘러싼 수 많은 스탭들에게 도움을 받는 삶에 너무 익숙한 사람이다. 본인의 노력으로 모든 걸 일군 캣이지만, 화려한 스타의 삶은 그녀를 행복하지만 불안하게 만든다. 지금까지 남자들에게도 상처만 받아온 안타까운 캣.

 

반면 찰리는 아주 단조로운 일상을 가진 수학 너드남으로 본인의 중심이 확고한 안정적인 성격의 남자다. 감정의 높낮이도 크지 않기 때문에 마주하는 상황에 대해 이성적으로 받아들이는 것 같다. 그래서 항상 여유있는 태도로 캣이 긴장한 상황에 농담을 던져 캣의 긴장감을 낮춰준다.

 

바스티안, 찰리, 캣. 찰리 너무 트럼프 같... ㅠㅠ

찰리는 SNS와 스타의 삶에는 회의적인데, 그는 유명세와 인기에 대해 그건 환상과 같은 거라고 딸에게 충고하는 아빠다.

그런 찰리가 자신의 일상 모든 것이 광고 대상이 되고 수 많은 스탭에 둘러싸여 살아가는 캣의 생활에 대해 걱정하는 건 당연지사.

 

결국, 캣에겐 찰리 같은 사람이 필요했다.

캣은 찰리의 조언대로 스탭의 도움없이 살아보기도 하고, 카메라나 매니저 없이 찰리 학교의 축제에도 참여해 편안한 시간을 경험한다. 찰리 또한 캣의 충고로 SNS 계정을 만들고 사람들과 소통도 해본다. 

 

그렇게 서로를 이해하면서 둘은 또 꽁냥꽁냥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심지어 하룻밤을 보내기도 한다! (장족의 발전!)

 

내면의 불안감을 감추던 캣이 찰리와의 시간을 통해 안정감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면 나도 마음이 편해진다. 그리고 단조롭고 무표정이던 찰리의 삶에 캣이 들어와 찰리에게 건치미소와 삶의 재미를 돌려준다. 

 

갈등의 시작 : 갑툭튀 바스티안

여기까지 둘의 사랑이 진전됐는데, 갑자기 불륜남 바스티안의 등장. 캣이 "marry me" 노래로 유명시상식의 음악대상 후보가 된 사실을 알리면서 같이 무대를 해서 팬들에게 선물하자고 꼬시기 시작한다. 

 

찰리는 캣이 그 무대를 안했으면 하지만, 캣에게는 일적으로 너무너무너무 중요한 기회라서 결국 무대가 성사되고, 찰리는 둘의 공연을 보면서 불안함을 느낀다. 물론 무대지만 캣과 바스티안이 끈적대며 마주보고 노래를 불러제끼니까.. (캣이 찰리를 좀 더 안심시켜 줬다면 불안해하지는 않았을텐데 이 부분이 아쉬웠다 ㅠ 그래도 뭐 끝엔 둘다 잘되니까)

 

둘이 무대 중

이 부분이 중요한데 지금까지 관계에서 안정감을 담당했던 찰리가 불안함을 느껴 관계를 끝내야겠다는 결심을 하기 때문. 그래서 공연을 끝내고 내려온 캣에게 거의 통보식으로 얘기한다. 우린 너무 다르다고 이제 그만하자고.

 

사실 갑작스럽고 캣 입장에서는 엄청 이기적인 결정이다. 무대 잘하고 내려왔는데 갑자기 날벼락인 셈. 하지만 톱스타와 사귀던 일반인인 찰리의 내면엔 계속해서 불안감이 쌓여왔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잘생기고 잘나가는 바스티안에게 캣이 언제 다시 돌아가버릴지 모른다고 생각해서 냅다 헤어지자고 해버린 것. (찰리야.. 근데 이건 좀 찌질하자나)

 

근데.. 그거 알죠? 헤어지면 더 생각나는거.

찰리는 다시 본인의 일상으로 돌아와 덤덤하게 살아가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캣이 너무 톱스타라서 TV든 길거리든 어딜가나 광고에 다 나옴 ㅠ

 

캣은 헤어지고 난 후의 감정을 담아서 노래를 내는데, 그게 초 대박이 난다. 그리고 언론에서 자꾸 바스티안이랑 엮어가지고 기사내고 쇼도 출연시키고 난리다 난리. 캣도 뭐 이별통보를 받은 입장이니 일이나 열심히 하자! 하고 행사도 다니고 쇼도 나가고 바쁘다.

 

슬픔을 담아 노래하는 캣언니

이 이별 용납모태! 아니 안해!

그러던 중에 쇼 엠씨가 최근 신곡이 바스티안한테 쓴거 아니냐고 입을 털자, 캣이 각성해서 아뇨! 그거 바스티안한테 쓴거 아닙니다. 하고 자리를 박차고 나와서는 찰리에게 뱅기도 타고 버스도 잡아타고 무작정 찾아가서 다시 청혼한다! (이 과정도 세상물정 모르는 캣이 돈으로 다 바르면서 해결해나가는게 재밌는데 다쓰자니 너무 길어질듯 ㅠ)

 

니 노래 아냐 라고 말하는 캣언니. 맨 오른쪽 지미 팰런 ㅋㅋㅋ 벙찐 표정

 

사실 찰리도 캣을 사랑하니까... 첫 만남도 캣이 홧김에 시작한거니 언제 핫가이 불륜남 바스티안에게 가버릴지 모른다고 생각했었을 거다. 찰리는 그저 캣의 확신이 필요한 거였는데, 그 확신을 주자 냅다 받아들이고 다시 재결합! 그렇게 둘은 행복하게 잘 살았답니다.

 

찰리한테 찾아와서 고백하는 캣

 

서로를 필요로 하는 관계, 그리고 소속감과 안정감을 주는 관계

결국 위의 둘에 해당하기 때문에 캣과 찰리의 사랑이 성사된 게 아닐까? 캣은 지끔까지 화려하지만 불안한 본인 같은 사람들만 만났었다. 그래서 이번엔 지금까지와는 다른 찰리를 선택한 것. 같은 행동을 반복하면서 다른 결과가 나오길 바라는 건 미친 짓이니까.

 

그런데 찰리는 자기가 필요로 하는 걸 줄 수 있는 남자였다. 그러니 끝까지 쫓아가서 잡았겠지?

 

캣에게 찰리는 안정감이다. 자기만의 중심을 잡고 살아가는 남자. 캣이 가진 불안함을 여유있는 유머와 따뜻함으로 가만히 붙잡아주는 남자.

 

그런 찰리에게 필요한 건 확신이었다. 함께 있을 때 확인할 수 있는 감정말고, 그 사람의 진심을 보여주는 확신. 내가 이 여자한테 어울리는 사람일까? 내가 필요한 사람일까? 하는 의문을 들게 하는 것도 상대방이고 없애줄 수 있는 것도 그 상대방 뿐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필요한 건 뭘까? 그리고 내가 줄 수 있는건 뭘까?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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