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당 리뷰에는 영화의 전체 줄거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 간단평 >
자극적인 마라맛의 싸이코패스 다큐멘터리를 기대했다면 인투더딥은 기대 이하일 듯. 하지만 약간은 덤덤하면서도 생생하게 풀어나가는 살인사건의 디테일한 이야기와, 대중적 유명인사였던 싸이코패스, 옆에서 페테르를 지켜봤던 동료들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한번 쯤은 볼 만한 다큐멘터리.
덴마크의 일론머스크에서 싸이코패스 잠수함 살인마가 된 페테르 마센의 이야기
다큐의 주인공인 덴마크 출신 페테르 마센은 발명가이자 사업가로 대중에게 알려진 유명인사다.
그는 3척의 민간 잠수함을 만든 사업가이자, 비영리 로켓 개발 단체를 만드는 등의 행보를 보여 덴마크의 일론 머스크로 평가받았던 인물인데, 이런 페테르가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되면서 영화는 시작한다.
살인사건 전부터 페테르를 생생하게 취재해온 영상으로 만들어진 다큐
이 다큐멘터리의 감독은 사건 전부터 페테르 마센에 대해 다큐를 찍기 위해 수개월 전부터 페테르를 촬영했다.
하지만 촬영 중간 페테르가 살해용의자가 되자, 처음 의도와는 달리 생생하게 사건을 추적하는 내용을 담게 됐다. 이 촬영 영상은 실제로 검찰의 수사에도 큰 도움을 줬다고 한다.
그래서 이 다큐에서는 페테르가 사건을 벌이기 전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제작진과 농담하거나 인터뷰하는 내용도 함께 볼 수 있고, 이 점이 인투더딥이 갖는 메리트라 볼 수 있다.
실제 싸이코패스를 관찰할 기회가 없는 시청자들이 싸이코패스의 생생한 일상과 행동패턴을 엿볼 수 있는 것.
그래서 그가 한 짓이 드러나는 다큐 후반부로 갈수록 페테르의 눈빛과 행동,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묘하게 의미심장하고 소름끼치게 느껴진다.
여성 기자와 잠수함을 타고 바다로 나갔다가 혼자 돌아온 페테르
사건은 어느날 페테르가 그를 취재하던 한 스웨덴 출신의 여성 기자 킴 발과 잠수함을 타고 항해를 나섰다가 연락이 두절되면서 시작된다. 동료들은 잠수함에는 약 하루치 정도의 산소밖에 없을거라며 그들을 걱정하지만, 다음날 스웨덴 인근의 바다에서 페테르의 잠수함이 침몰되고 페테르는 바다에서 구조된다.
그리고 동료들은 인양된 잠수함을 직접 확인하곤, 밸브를 열어 페테르가 고의로 이 잠수함을 침몰시켰음을 확신한다. 동료들은 이때부터 페테르가 범죄 용의자임을 서서히 받아들이게 된다.
바다에서 사지가 절단된 실종자의 몸통 시신이 떠오르다
페테르는 구조된 후 경찰에게 킴 발을 집 근처에 내려줬다고 주장하지만, 수사가 시작되자 잠수함에서 사고로 사망했고 그녀를 바다에 수장했다고 진술을 번복한다.
하지만 페테르의 잠수함이 발견된 곳 근처에서 여성의 몸통 시신이 발견됐다. 시신과 피해자의 유전자가 일치했고 시신에 의도적으로 가한 상흔이 확인된다. 페테르는 시신의 폐에 있는 공기와 가스를 완전히 빼내 뜨지 않도록 처리했고 시신에 금속 덩어리를 묶어 바다에 유기한 것.
해당 뉴스는 유럽 전역으로 퍼졌다. 해당 뉴스를 접하고 끝까지 페테르를 믿고 싶었던 동료들 역시 그에게 등을 돌렸다. 일상을 공유하고 전적으로 믿었던 사람이 이런 일을 벌였으니, 다큐에는 그와 함께 했던 주변 동료들의 괴로워하는 모습이 생생하게 담긴다.
하나 둘 씩 드러나는 페테르의 가학적 성향과 거짓말들
검찰은 페테르의 검퓨터에서 여성을 고문, 참수, 산 채로 불태우는 영상 등 가학적이고 잔인한 영상들을 발견했다.
그리고 가방에 담겨 금속과 함께 바다 아래 가라앉아 있던 여성 기자의 다리, 머리가 발견된다. 페테르의 주장과는 달리 시신에는 사고사의 흔적이 전혀 없다. 그의 진술이 거짓임이 다시금 드러난다.
검찰은 그녀가 묶인채 고문을 당한 후 사지가 절단되어 살해된, 가학적 성범죄라고 밝힌다. 그리고 페테르는 이 사건을 미리 계획했다는 점도 강조한다.
검찰에 의하면 그는 목공용 톱과 칼, 드라이버, 끈, 와이어 등 살해 도구를 미리 챙겼으며, 피해자를 잠수함에 묶어두고 고문 및 성폭행 후 살해, 시신을 훼손했다는 것이 검찰의 주장.
시신 검사에 의하면 그는 칼 또는 드라이버를 사용해 찌르거나 구멍내는 등의 행위로 피해자의 몸에 무려 37곳에 상처를 냈다.
하지만 피해자가 가스를 흡입해 사망했고, 그 후 시신을 훼손한 죄 밖에 없다며 여전히 무죄를 주장하는 페테르. (정신감정에 의하면 그는 병적인 거짓말쟁이로, 공감 능력, 양심, 죄책감이 결여된 인물이었다.)
종신형을 선고 받고, 2년 후 가짜 폭탄으로 탈옥까지 시도
결국 2018년 재판에서 페테르는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영화를 다보고 난 후 찾아보니 페테르는 2020년 10월에 가짜 폭탄을 몸에 두르고 탈옥을 시도했다고 한다. 물론 시도 직후 경찰에 진압되어 바로 교도소로 돌아갔다.
자신만만하고 카리스마 있지만, 거짓말 투성이였던 페테르
사실 사건 전부터 페테르의 사업 계획은 점점 밀리고 예정되어 있던 실험의 작은 부분에서부터 결함이 발견됐었다.
페테르는 점점 초조하고 예민해지지만 외부에는 지연되는 상황을 숨기려고 거짓말을 하는 모습이 영상에 담겼다.
점차 인턴과 동료들도 그를 떠나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는 로켓 3개를 올해 발사하겠다고 주장하며 많은 부자들의 신뢰를 샀지만, 그 중 1개도 될까 말까하다고 동료들은 얘기했다.
사건 발생 11개월 전 페테르 인터뷰를 마지막으로 다큐는 끝난다
영상 속에서 페테르는 정식 인터뷰가 끝난 후 갑자기 싸이코패스는 우리 사회에 존재한다며 싸이코패스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다.
인간의 탈을 쓴 포식자가 어슬렁 대다 사람을 붙잡아 이용한 후 내다버린다며, 그들은 보통 카리스마가 넘치고 말솜씨가 뛰어나고 자신이 위대한 사람이라는 망상속에 살아간다며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그리고 자신의 매력에 빠진 이들을 스토킹하거나 벌주기 위해 굉장히 노력한다는 얘기를 갑자기 늘어놓기 시작한다. (이 부분이 마치 본인에 대해서 설명하는 것 같아서 소름이 끼친다.)
그리고 사회에서 이런 포식자와 마주칠 가능성이 분명히 존재하는데, 본인은 그들을 마주쳐도 모를 것 같다며 "싸이코패스는 본인이 싸이코 패스인걸 알까요?" 라는 페테르의 의미심장한 질문을 마지막으로 영화는 끝난다.
지금 생각해보면 마치 살인예고, 본인의 싸이코패스 성향을 예고한 것처럼 보이기도 하는 장면이다.
사람들은 왜 페테르 같은 싸이코패스에게 속고 홀리는 걸까?
실제로 페테르는 다수의 대중 강연과 인터뷰, TV 출연 등을 통해 그는 열정적이며 카리스마 있는 '야심찬 모험가'의 모습으로 많은 젊은이들을 사로잡았다.
당시 페테르가 운영하는 연구 단체에서 활동하는 많은 동료 및 인턴들은 그와 함께 일하고 그를 돕기 위해 전 세계에서 자원해서 몰려온 젊은이들이었다고 한다.
그와 함께 했던 사람들은 세상 어디에서 잠수함과 로켓을 만들어 보겠냐며, 당시에는 그와 일하는 게 좋아서 함께 했지만
지금은 그에 대해서는 생각하기도 싫은 모습이다. 그의 동료와 자원봉사자들 인턴들은 씁쓸한 마음으로 연구소를 모두 떠났다.
지난 10년간 페테르를 알고 지냈던 동료는 자기가 알았던 페테르와 그날 사건의 범죄자인 페테르는 전혀 다른 인간 같다고 했다.
사람이 이런 양면성을 가질 수 있다는 게 무섭고 그걸 본인이 전혀 몰랐다는 게 더 무서운 사실이라고도 말했는데, 이 말이 딱 내가 받았던 느낌이라 크게 와닿는다.
개인적으로 넷플릭스의 범죄 다큐를 즐겨 보는 편인데, 이 다큐는 사건 당시의 상황과 관련 증인들의 증언을 함께 볼 수 있어 매우 실감나게 시청했다. 자극적이거나 극적인 연출은 없지만, 몰입감이 크다.
사건의 흐름에 따른 주변인들의 심리를 따라가다 보면 내가 페테르와 함께 일했더라도 그에게 있는 싸이코패스적 성향을 알아채지 못했을 거라고 느껴지고, 그 점이 가장 무섭다.
그 사건의 피해자는 킴 발이 아니라, 그 연구소의 누구든 될 수 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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