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시청했던 넷플릭스의 범죄다큐를 소개한다. 2편 모두 사건을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긴장감을 놓치지 않게 만들고 피해자에게 쉽게 감정이입을 할 수 있어 몰입감이 상당하니 시간이 난다면 플레이해보기를 추천!
1. 사진 속의 소녀 (2022년작, 100분)
-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실제 범죄피해자의 이야기
이 다큐를 본다면 '정말 억울하고 분하고 원통하다'는 말 밖에 나오지 않을 거다. 나도 모르게 쌍욕을 하면서 다큐를 시청하는 본인을 만날지도 모른다.

한 남자에 의해 자신의 인생이 통째로 지워져버린 한 여자의 이야기다. 영화는 그녀가 죽은 후에야 그녀가 살아왔던 인생의 조각들이 맞춰져가는 과정을 긴장감있게 담고 있다.
다큐를 시청할 분들을 위해서 간단히만 설명하자면 여주인공은 그루밍 성범죄의 피해자로 아주 어린 갓난아기 때부터 학대를 당해왔다.
* 그루밍 성범죄란 가해자가 피해자를 정신적으로 길들이는 등 심리적으로 지배한 뒤 성범죄를 가하는 것을 뜻한다.
그러던 그녀가 뺑소니 사고로 병원에 실려오고 결국 사망하는데 그녀의 인적사항을 조사하던 경찰을 통해 실제 그녀가 여러 가명을 써오고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그녀의 아들, 그녀의 아버지까지 수상한 점들이 하나하나씩 드러나고, 꼬리에 꼬리를 물고 그녀의 과거 삶이 세상에 드러나기 시작한다.

그녀의 지인들은 다큐에 출연해 직접 증언하며, 그녀가 자신을 둘러싼 악몽 속에서도 아래 사진처럼 너무도 밝고 환하게 웃는 소녀였고, 놀림받는 친구들을 보호하고 사람들에게 상냥하고 다정한 사람이었다고 기억하고 있다.
그녀는 자신은 한 번도 받아본 적 없었을 호의와 보호, 사랑을 남에게 나눠줄 수 있는 사람이었다. 이 점이 다큐를 보는 내내 말 그대로 가슴을 찌른다.


2. 소피 웨스트코크 살인 미스터리 (2021년작, 3부작)
- 미제 사건에 대한 추적과 남겨진 유족의 슬픔을 다루다.
3부작이지만 전개가 느리다거나 지루하다는 느낌은 없는 다큐였다.
정황 증거와 심적 증거는 충분했지만 물적 증거가 없는 안타까운 사건을 사건 발생 후 25년이라는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다시 재조명하며 흥미롭게 다루고 있다.

1996년 프랑스의 유명인사였던 TV 프로듀서 소피가 아일랜드의 웨스트코크 소재의 별장 대문 앞에서 벽돌에 머리를 맞은채 시신으로 발견된 사건이 발생한다.

이 사건이 미제사건으로 남은 만큼 다큐는 당시 아일랜드 경찰들의 초동수사 문제점을 지적하고, 그녀의 유명세를 이용해 자극적인 뉴스거리에만 관심을 두며 광적으로 보도해대는 언론의 모습, 그리고 의심가는 용의자가 있었지만 혐의점을 찾지 못해 결국 풀려나는 과정을 상세히 보여준다.

그리고 남겨진 소피의 유족들은 슬픔을 견디면서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진범을 찾아 사건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어 숙연함 마저 느껴지는 다큐다.
개인적으로 범죄다큐를 즐겨보는 이유는
픽션이 아닌 실제 이야기에서만 접할 수 있는 사건의 디테일과 가해자에 대한 분노, 수사당국과 관계자들에 대한 존경, 피해자와 남겨진 유족들에 대한 연민 등 다양한 감정이 교차하는 경험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세상은 언제나 험악하고 우리는 악인을 조심해야 한다는 교훈 또한 마음 속에 새길 수 있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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