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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텐츠 리뷰/넷플릭스 · OTT

티빙 로코 연애 빠진 로맨스, 연애 전 그 쫄깃함에 대하여

by momosis 2022. 10.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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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영화의 결말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연애중 쉬는중 관계없이 그 간질간질한 첫 시작을 좋아한다면 적극 추천한다. 

다만 15세 관람가이나, 대사나 몇몇 화면이 선정적이므로 주의할 것! 가족과 보는 것은 비추한다.

개인적으로는 18세 관람가인 줄 알았다.

 

참고로 다음 평점 7.7, 네이버 평점 7.98이다.

 

이 영화야말로 선후사의 가장 이상적인 케이스가 아닐까?

개봉한 지는 오래된 영화지만 이제서야 봤다. 보는 내내 술냄새 풀풀 풍기는 화면과 배우 둘 사이 넘치는 케미, 특히 함자영 역 전종서 배우의 매력에 푹 빠질 수 밖에 없었다.

연애라는 단어가 주는 책임감, 그리고 역시 '연애는 시작하기 그 직전이 제일 좋다.'는 생각 등등을 들게 했던 영화. 그리고 보는 내내 내가 다 간질간질 했던 영화다.

 

개인적으로는 함자영 캐릭터처럼 이런 솔직 담백하고 똘끼있는 주인공을 좋아하는 편이라 최근 본 한국의 로맨틱 코미디 중 최고로 재밌게 봤다. 

 

세상일이 내 맘 같지 않을 때 우리는 연애를 꿈꾼다.

간략하게 등장인물 소개와 줄거리를 설명하자면, 함자영은 잘 다니던 방송국을 때려치고 지금은 노인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팟캐스트를 준비하는 중이다. 박우리는 소설가지만 생계를 위해 잡지사를 다니고 있다. 

둘 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단계에서 막막함과 불안함을 가진 캐릭터다. 그리고 자영은 한달 사귀던 남자한테 섹스 중독이니 의부증이니 소릴 들으며 차이고, 우리는 좋아하는 회사 선배가 힘들때만 자길 찾아와 기대도 거절하지 못한다. (참고로 이 선배는 밤에만 힘든 모양)

 

이렇게 일도 사랑도 내 맘 같지 않은 둘은 홧김에 가입한 데이트 앱 '오작교미'에서 만나게 되고, 화끈한 함자영의 제안에 둘은 바로 모텔로 직행한다. 그 이후 밥먹고 술먹고 모텔가고, 연애선언만 안했지 여느 커플처럼 데이트를 즐기는 둘이다.

 

첫인상도 나쁜 건 아닌데, 속궁합도 잘 맞았다면?

개인적으로 스킨쉽만큼 빠르게, 관계를 친밀하게도 멀어지게도 만들 수 있는 도구가 있을까 싶다. 이 둘도 그날 후 급속도로 가깝고 편해진다. 

 

그 후로 이어지는 둘의 술자리, 끊임없이 서로에게 던지는 질문과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대화. 진솔했다가 야했다가 수위를 넘나드는 대화가 이어지는데 난 이 부분이 영화에서 가장 재밌었다. 

"나 어땠어? 나 잘해?"

"넌 야해"

솔직하고 재밌는 대사, 그리고 둘 사이에 느껴지는 성적 긴장감이 쫄깃쫄깃 아주 재미지다. 다들 이걸 보면서 '아 이맛에 썸을 타는거였지' 할거다.

 

그리고 난 둘이 서로 사귀자는 말만 안했지, 두번째 만났을 때부터 이미 사랑하고 있었다고 본다. 연락 안오면 기다리는 거, 서로에 대해서 더 알고 싶은 마음이나 서로를 쳐다 보는 눈빛, 모든 면에서. 

 

아주 얇지만 켜켜이 쌓여가던 신뢰가 한순간에 무너지고

앱으로 만나서 서로에 대한 추가 정보도, 같이 아는 지인도 없던 둘은 점점 신뢰를 쌓아간다. 하지만 박우리가 쓰던 섹스칼럼이 자신에 대한 내용임을 알게 된 함자영. 지금까지 내게 보여줬던 행동이 다 거짓이란 생각에 신뢰가 와르르 무너진다.

 

박우리는 함자영에 대한 자기의 마음이 사랑이란 걸 알고 있다. 하지만 자영을 속인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그리고 자영은 과거에 사랑했던 상대에게 몇년 간 이용당했던 상처가 있다. 그런데 이번에도 또 자기가 이용당했다는 생각에 더 힘들 자영이. 그렇게 둘의 만남은 끝이 난다. 

 

결국 다시 만난 둘, 이제 진짜 '연애'를 해보기로 한다. 과연 결말은?

1년 뒤 그들은 처음 만난 장소에서 다시 만나 재회하고 결국 연애를 해보기로 한다. 만나자 마자 자영 눈치를 보며 계속 사과하는 우리, 자영도 싫지는 않아서 자기도 모르게 웃어버린다. 그 웃는 얼굴에 안심하는 우리. 이렇게 영화는 끝이 난다.

 

이 장면이 참 귀엽다. 많은 연애의 단면같이 느껴졌다. 갈등이 존재하는데, 아직 서로에 대한 마음은 크다. 이 갈등으로 헤어질 수는 없어서, 상대가 밉지만 얼굴을 보면 웃어버릴 수 밖에 없는 것.

 

하지만 이 갈등을 언제까지 애정으로 덮을 수 있을까. 상처받은 사람의 가슴에 맺힌 응어리가 풀려야만 가능할 텐데, 이미 여러번 배신의 상처를 겪었던 자영이에게 가능할까 싶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이 커플이 '영원히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라는 결론을 맞을 지는 의문이다. 

 

그래 연애가 빠져야 '로맨스'고, 연애는 '일상'이다. (개인적 생각)

'사귀자!'고 합의하기 전까지는 서로에 대해 더 알고 싶고, 상대의 마음에 들고자 최선을 다한다. 그래서 상대의 말도 더 멋지게 들리거나 일상적 행동들도 마냥 귀여워 보인다. 

 

하지만 사귀고 연애가 시작되면, '습관화', '일상화', 그리고 '기대'가 등장한다. 

 

상대는 더 이상 미지의 대상이 아니라서 상대의 행동패턴이나 존재에 익숙해지고 덜 멋있고 덜 귀여워 진다. 여기서 더 나아가면 상대에게 기대하고 바라게 된다. 이렇게 관계의 갈등이 시작된다. 

 

그래서 사귀기 전 연애 빠진 '썸' 단계가 그렇게 간질간질하고 좋기만 한건지도 모르겠다. 익숙함도 기대도, 그 기대에 부응할 의무도 없으니까.  

 

자영과 우리도 엄밀히 말하면 '썸'만 있는 관계였다. 그래서 우리의 칼럼이 들통나기 전까지는 이렇다할 갈등도 싸움도 없다. '사귀는' 사이가 아니기 때문에 서로에 대한 기대도 의무도 없는 관계였으니까.

 

말하다 보니 제목이 더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연애 전의 만남은 '로맨스'로 가득하지만 막상 시작되면 연애는 '일상'이 된다.

 

출처 다음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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